제목만 봤을때는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잘 안왔던 책입니다.
Slack이라는 단어는 사전적 의미로는 "늘어진, 느슨한(loose)"등의 의미가 있습니다만(사전상으로는 positive한 의미만은 아니군요.) 책의 서두에 나오는대로 다중의미로 사용되어서 번역에도 슬랙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슬랙은 "일종의 여유"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며 IT환경에서 항상 초과근무를 하고 일정에 쫓겨서 여유로움이 없이 진행되는 업무 환경에 대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10년정도 전에 지어진 책으로 10년이 지난 지금에야 번역서로 나온 것인데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10년전 해외의 IT환경이 지금 우리가 겪고 개발자라면 누구나 고민할 만한 문제들과 거의 흡사하다는 점에서 좀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저로써는 제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계속되는 일정의 압박, 야근 및 초과근무의 강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자기개발의 기회의 부족, 리스크에 대한 부담 등 딱 보면 무슨 얘기인지 알만한 것들에 대해서 아주 잘 정리가 되어서 읽고 있으면 속이 풀리는 기분마저도 들었습니다.
책의 맨 처음에 이야기 하는 것은 효율성과 유연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바쁘게 일하기를 요구합니다. 이는 마치 높은 효율성을 가지는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는데 이는 우리가 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모두가 슬랙이 없이 바쁘게 일하게 됨으로써 슬랙이 있을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요청한 결과물을 바로 받아서 일할 수 있던 것이 모두가 바쁘게 되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떤 작업결과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더군다나 이런 문화에서는 바쁘지 않은 사람은 필요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자신보다 선행작업을 하는 사람에게 업무가 많이 밀려서 자신에게 여유가 생기면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윗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적당히 느리게 일하게 됩다는 것입니다.(느리게 일한다는게 티나지 않을 만큼...)
더군다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이용당한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고 이직이 많아지게 됩니다. 회사에서는 마치 직원의 교체에 비용이 들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비용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IT는 지식노동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장기간 같은 생산성으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빨리빨리의 문화가 직원들에게 공격적인 일정과 추가근무를 강요하게 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직원들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안된다고 말을 할 수 없게됩니다. 일정의 실패는 일정을 계획한 사람이 책임져야함에도 일정을 수행한 사람한테 책임을 지는 경우가 허다하면 초과근무를 통해 품질의 저하, 개인의 탈진, 이직 증가, 정상근무시간의 낭비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이 책에서는 관리자가 단순 노동을 하는 것을 아주 큰 실수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팀에 업무가 많아지고 관리자가 팀원의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단순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관리에 대한 조롱이며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자신은 단순작업에 할당하여 정말 중요한 관리를 수행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될경우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실패를 하게 됩니다.
회사는 모두 프로세스에 대한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표준은 물론 좋은 것이고 이 프로세스 강박증은 테일러주의에 기반하고 있지만 지식근로는 공장근로와 달리 테일러주의가 전혀 필요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식근로는 고정적인 규칙이 없고 그 가치가 주관적이라 정략적 측정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는 품질검증에도 적용이 되는데 품질을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제품이 출시될 시기를 놓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품질보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또하나의 문제는 MBO(목표관리)입니다. 회사들은 각 팀에 목표를 정하게 하고 그 목표를 위해서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오히려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MBO의 기본 전제가 모든 일을 정확하게 측정해 낼수 있다는잘목된 믿음에 기인하고 있으며 각 팀의 목표향상이 전체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인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목표만 채우기 위해서 일을 함으로써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부경쟁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는데(사실 전 이부분은 좀 긍정하고 있었습니다만) 경쟁은 무조건으로 좋다고 생각하며 각 직원에게 경쟁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다른 사람의 성공은 나에게 마이너스라는 인식을 가지게 함으로써 기대한 효과보다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결과가 되어버립니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내 위의 사람이 이 책을 읽었어야 하는데...." 저도 이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마치 마음을 읽듯이 이 부분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저자가 강연을 할때 강연이 끝나면 모두가 와서 자신의 상사가 꼭 들어야 하는 강연이었다고 해서 초기에는 타게팅이 잘못되었나 해서 강연 대상의 직급을 올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직급을 올려도 동일하게 "상사가 이 강연을..."이라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슬랙이 얘기하는 것은 수동적인 애기가 아닙니다. 꼭 팀장이나 임원급만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위치에 누구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변화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슬랙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대충 정리해보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먼가 효율적이지 않다. 라고 느끼던 대부분에 대해서 지적하고 왜 문제인지를 얘기해주고 있습니다.(저만 공감하는건 아니겠죠? ^^) 한편으로는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 같아서 속시원하기도 하면서 그만큼 쉽지 않은 복합적인 문제이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었습니다. 무슨 책인지도 잘 모르면서 읽었는데 예상외의 수확이군요. ㅎㅎ
My Comment..
내가 그동안 햄의 글을 가져오던 것을 생각하면, 몇일만에 글을 가져왔다.. 그동안은 내 글도 좀 올리고 하다보니 그렇게 됬는데 이 부분 또한 뿌듯한 부분이다.. 매번은 아니더라도 가끔이라도 내 글을 올리느라고 햄의 글을 좀 늦게 갖고 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불연듯 생각이 난건데 보통 햄의 [Book] 카테고리 글을 가져오면, 기술서적이 많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이러한 것을 서술하는구나 하고 넘어가는편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만약 위 글처럼 나 스스로도 후기를 보면서 생각하거나 판단할 수 있는 경우에는 공감이 되거나 반박을 할 수 있는 문장 뒷 부분에 [나의 생각 블라블라..] 이런식으로 적어볼까 한다..
무작정 가져오기만 하는 것보다는 나의 생각을 적으면서 그 글을 읽기만 하는것이 아니고, 비록 후기로만 책을 접하더라도 나 스스로 정리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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