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나라 자체가 어수선하고 잘난 여자 두명 덕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지고 흥미로운 일정이 있었다.. 그건 바로 UFC 205 이벤트였다.. 해당 이벤트는 그 어떤 이벤트와 비교를 해도 빠지지 않을 선수 대진 구성이였으며, 무엇보다 현 종합격투기 최고의 이슈메이커이기도 한 코너 맥그리거의 두 체급 석권 도전 경기가 메인 이벤트였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는 넘버링 이벤트이기도 했다..
언더카드의 경기도 많았고, 흥미로운 경기와 화끈한 결과들도 존재하긴 했지만 그것을 다 정리하기에는 부담이 좀 있고, 메인 카드 경기들을 위주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코너 맥그리거가 그렇게 외치고 또 외치던 UFC 역사상 두 체급 챔피언에 드디어 오르게 되었다..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를 2라운드 3분 4초에 펀치와 파운딩 TKO로 꺾었다..
기본적인 경기 양상을 보자면 맥그리거의 압도적인 경기였다.. 자신만만하던 알바레즈의 사전 모습과는 다르게 거리 싸움에서 맥그리거에게 상대가 안됬다.. 이 모습은 1라운 들어서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바로 나타난 모습이었다..
알바레즈가 접근을 하면 맥그리거는 긴 리치를 이용해서 카운터를 맞췄으며, 알바레즈가 태클을 해도 모조리 방어를 해버리는 맥그리거였다..
맥그리거는 1라운드 초반 왼손 카운터펀치 두 방으로 알바레즈를 다운 시켰다.. 몰론 알바레즈가 쓰러지자마자 바로 일어나긴 했지만 쓰러지는 과정이 럭키펀치에 그리 된 것이 아니라 너무도 정교한 맥그리거의 펀치력의 정확성에서 나온 것이기에 나는 순간 알도가 당하는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게 된 2라운드에서도 정확한 카운터펀치가 터졌다.. 알바레즈에게 다운 직전까지 4연타를 날렸는데 그 4연타는 고스란히 알바레즈 얼굴에 다 들어갔다.. 다운 된 알바레즈에게 후속타를 날려서 TKO 승을 거두긴 했지만 내 눈에는 다운되는 순간에 이미 알바레즈는 경기를 포기한 느낌이 들었고, 그 모습은 과거 포레스트 그리핀이 앤더슨 실바이게 다운을 당하면서 질 때 모습과 흡사했다..
결국 이렇게 해서 두 체급 정상에 동시에 오른 UFC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맥그리거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내 두 번째 챔피언벨트는 어디 있는가?" 라며 언성을 높였다.. 다만, "어떤 벨트를 반납할 것인가?"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넘어갔다.. "나보다 크거나 길지 않은 선수는 내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UFC 에 자신의 지분까지 요구를 하며, 내년 5월경 아빠가 되는 자신에게 휴식기를 달라고 주장하는 그.. 이젠 UFC 가 맥그리거에게 어떤 댓가를 보상해줄지 궁금해진다..
해당 경기는 또 다른 타이틀전이었던 경기였다.. 챔피언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할만한 언더독으로 평가 받은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였다.. 경기 자체는 재미난편이었다.. 다만 결과가 너무 아쉬웠다.. 누구의 승리도 아닌 톰슨과 무승부로 끝나버린 것인데..
우들리의 경기가 항상 극과 극이긴 하지만 이번 경기는 톰슨의 타격을 의식해서 조금 소극적으로 펼친 것은 맞다.. 하지만 톰슨을 그로기까지 몰고 갔고, 상대적으로 톰슨이 우들리를 위협하는 장면은 크게 보질 못했다..
보편적으로 이런 상황이 되면, 챔피언에게 점수를 조금 더 주는 편이 지배적인데.. 우들리는 심판진들에게 미움을 많이 받는 선수였는지 결과가 씁쓸하다.. 이렇게 된다면 우들리는 앞으로 경기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자기 실력과는 별개로 생각보다 빨리 타이틀을 빨리 반납해야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여성 스트로급 타이틀전 경기였는데 요안나 예드제칙은 12승 무패의 세계 최강자다.. 기본적인 타격 자체가 워낙 출중하며, 체력 자체도 상위 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맞서는 도전자 카롤리나 코발키에비츠 역시 타격면에서도 준수한 수준이지만, 무엇보다 불도저 같은 스타일이었다.. 예드제칙의 타격에 맞서서 굳건히 전진해가면서 압박을 펼쳤다.. 하지만 챔피언의 다양한 킥과 잽 그리고 스텝으로 인해서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4라운드에 한 번의 기회를 통해서 예드제칙이 비틀거리긴 했지만 여기서 챔피언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뒤로 빠지면서 무빙을 하였고, 중간에 클린치를 해서 충격에서 빠져나왔다.. 결국 챔피언의 만장일치 판정승이었고, 이로 인해서 론다 로우지가 보유하던 다승 기록을 갈아치우고 13연승이자 타이틀 4차 방어에 성공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던 바람이 이 상태로 간다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해당 경기는 두 선수에게 모두 중요한 경기였다.. 크리스 와이드먼은 루크 락홀드에게 챔피언 벨트를 내주고서 복귀전이었기 때문에 해당 경기를 이겨서 다시금 타이틀 전선에 올라가기 위한 일전이었으며, 로메로는 약물검사 문제 이후 다시금 복귀전이라서 약물에 의존한 경기력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도 해야되고, 이번에 이겨서 로메로 역시 타이틀 전선에 들어서야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보면 와이드먼에게 해당 경기는 악몽으로 끝났다.. 1, 2 라운드에서는 서로 약간은 조심스럽게 경기를 펼치며 호각세였다.. 그런데 타이틀전이 아닌이상 3라운드 경기고 와이드먼은 마음이 급해졌던것인지.. 로메로에게 테클을 걸려고 머리를 약간 숙였다..
근데 그게 화근이었다.. 동물적인 신체와 탄력을 갖고 있는 로메로는 그 좁은 거리에서 순간적으로 튀어 오르며, 플라잉 니킥을 했는데 그게 바로 와이드면 머리 옆쪽을 강타해버렸다.. 쓰러진 와이드먼에게 로메로는 후속타를 날렸고 그대로 경기는 종료가 되었다.. 이번 경기를 승리하고 다시금 반등하려던 와이드먼에게는 뼈아픈 패배였으며, 최초 연패를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미샤 테이트는 아만다 누네스에게 지난 7월 타이틀을 내준 후 복귀전이었다.. 페닝턴에게 격투기를 알려주었던 스승이기도 한 테이트는 아만다 누네에스에게 당할때처럼 펀치를 너무 많이 허용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기인 레슬링 싸움을 해봤지만 그것 마저도 패닝턴에게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오히려 본인이 길로틴에 걸려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도 있었다..
모든 부분에서 밀린 테이트는 판정패를 맛보게 되었다.. 제자에게 졌다는 것에 더 마음이 아펐을까.. 그녀는 경기 후에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 말이 감정적으로 나온 말일 수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 확실히 무기력한 부분은 있었다.. 아니 어찌보면 격투기 또한 급격하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이벤트를 지켜본 UFC 205 는 어떠한 넘버링 대회보다 재미있었다.. 최고의 이슈는 누가 머래도 맥그리거의 두 체급 석권일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상당히 궁금하다.. 한 체급에 머무를 것이냐.. 두 체급을 병행 할 것이냐.. 또한, 높아질대로 높아진 맥그리거의 위치와 위상.. UFC 는 과연 그에게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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